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이 책은 <이코노미스트>와 <엘르>에 ‘컬러의 비밀스런 삶’를 꾸준히 써온 디자인 저널리스트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의 재기발랄한 컬러 모험기로, 때론 잔인하고 때론 낭만적인 색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매일 색을 다뤄야 하는 사람이라면 색에 대한 깊은 영감을, 색과 톤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색을 제대로 이해하는 안목을 안겨줄 것이다.
나는 색깔에 대한 감각이 별로인 편이다. 색깔 감각이 뛰어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어떤 신경생리적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른다. 원뿔세포의 수나 품질의 차이인지, 혹은 받아들인 정보를 처리하는 중추신경의 차이인지... 아무튼 색에 대한 감각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며, 시대나 지역마다 색을 인지하는 감수성은 매우 달랐다(중세의 색 감각에 대해서는 미셸 파스투로의 《서양 중세 상징사》에서 진지하게 다룬다. 물론 이 책 《컬러의 말》도 중간중간 이에 대해 쓰고 있다).
우리가 시각이라는 것을 가지고, 또 색이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색은 우리 삶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해오고 있다. 온통 흑백인 세상을 상상해보면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살아갈 수야 있겠지만, 얼마나 삭막하고, 단순할까 싶다. 색은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할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생존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아무리 내가 색깔 감각이 떨어진다고 해도 빨간색과 파란색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것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한대다.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는 바로 그 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일단 색에 대한 일반론을 짧게 전개한 후(특별한 것은 아니다), 색깔을 계열별로 나누고, 각각의 색 계열에서 구체적인 색과 혹은 사물, 사건 들을 다룬다. 예를 들면 노랑 계열에서는 리드 틴 옐로, 인디언 옐로, 애시드 옐로, 나폴리 옐로, 크롬 옐로 등 나로서는 전혀 구분이 가지 않는 세분화된 색들을 주로 다루는가 하면, 검정 계열에서는 콜, 옵시디언(흑요석), 잉크, 차콜, 멜라닌 등 그 색을 가진 사물들에 대해서 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전체적으로 몇 가지를 생각하게 된 게 있는데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우선, 색이라는 그저 주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 울트라마린이나 코치닐 같은 색 염료가 엄청난 가격으로 거래되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그밖에도 금보다 비쌌던 색 염료가 많았다), 새로운 색을 의도적이든, 우연이든 발견하고, 그것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게 그렇게 수월한 과정이 아니라는 게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어쨌든 이미 자연에 있는 색이지만, 그것을 우리가 다시 재생하는 것이 얼마나 지난한 과정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색에 대한 집착, 혹은 편견 등에 대한 것이다. 오랫동안 색은 신분을 구분하는 데 쓰여 왔고, 또 특정한 색은 거부당하기 일쑤였다. 일부는 진화심리학적으로 설명되기도 하지만, 지금의 관점으로는 거의 근거가 없는 것들도 있다. 이 얘기는 우리가 색이라는 것에 얼마나 얽매어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 어쩌면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그럴 것이라는 분명한 예감도 들고.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는 색에 관해서 짧은 호흡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각각의 색에 대한 깊은 역사는 보여주지 못하지만, 대신 그 색이 역사 속에서 가진 핵심적인 내용만큼은 분명하게 각인시키고 있다. 그렇게 색을 말하며, 색이 이야기하는 바를 전하고 있다.
이전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책인데 중간까지만 읽어던지라 뒷내용이 궁금해서 구매했습니다. 색에 대한 일화를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저는 색 이름이 이렇게 다양한 줄은 몰랐어요. 색을 주로 쓰는 화가들의 염료 이야기가 많습니다. 저는 예술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좋아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만 많은 분들이 지적하시는 것처럼 번역이 매끄럽지 않습니다. 문장이 눈에 들어오질 않아서 읽는 속도가 평소에 비해 많이 느렸습니다. 예민하신 분들은 주의하셔야 할 것 같아요.
디자이너나 미술쪽 관련 된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입니다.
우리가 알고 잇는 색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색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분명 흥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거예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색, 색의 이름과 함께 얽힌 사연들이
쓰여져 있습니다. 색이 만들어진 기술력에 놀라실 거예요.
매번 소설책만 읽다가 모처럼 교양서적을 읽으니 지식이
올라가는 기분 입니다.
색을 다루는 일.
색을 다루는 일을 하지 않더라도.
컬러, 너의 이름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엔 색이 있다. 컬러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가? 일상에서, 일터에서 우리는 컬러와 함께 살아가지만 색깔이 가진 이름과 힘과 의미를 알지 못한다. 여기, 가장 세밀하고 감각적인 ‘색의 지도’가 나왔다. 매일 보는 색부터 미술작품 속에만 존재하는 색까지, 그 이름과 그 색에 얽힌 75가지 형형색색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반 고흐가 사랑한 크롬 옐로, 나폴레옹을 죽음에 이르게 한 셸레 그린, 역사상 가장 논쟁적 색상인 누드까지 컬러가 품은 이름과 사연들은 모두 특별하고 경이롭다.
이 책은 〈이코노미스트〉와 〈엘르〉에 ‘컬러의 비밀스런 삶’를 꾸준히 써온 디자인 저널리스트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의 재기발랄한 컬러 모험기로, 때론 잔인하고 때론 낭만적인 색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매일 색을 다뤄야 하는 사람이라면 색에 대한 깊은 영감을, 색과 톤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색을 제대로 이해하는 안목을 안겨줄 것이다.
일단 이책은 75가지의 색을 소개하고, 그 색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담은 책이다.책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천연, 화학 혼합 등이 있었다. 심지어 미라로도 색을 내기 위한 다양한 재료가 있음에도 놀라웠다. 그리고 색을 소개할때마다 책의 세로 테두리 부분에 그 색이 1센치 가량 칠해져 있어서 어떤 색인지 바로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세심하다고 생각했다. 색이 이렇게나 다양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웠고 그 색들을 만들어내고 또 그 색을 물감으로 염료로 만들어 내는 그 과정과 노력들이 정말 대단하다.
시각을 중요한 기관으로 이용하는 인류의 활동이 시작된 이래로
색 (Color) 은 우리의 삶에 밀접한 영향을 주고 있다.
위의 도서 『컬러의 말』 은 색이 가진 방대한 이야기 중에
총 75 가지의 색(Color)을 선정하여 재치있게 소개한다.
다양한 사연 중에선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를 꼽자면,
물감뿐만 아니라 만병통치약으로 20세기 까지 사용했던
머미(미라) 의 기상천외한 이야기였다.
그외에도 (책소개에도 나왔지만) 나폴레옹을 비소 중독으로
죽음에 이르게 만든 '셸레 그린' 이야기,
뿌연 녹색으로 독특한 매력과 함께 우려를 자아냈던 '압생트' 이야기,
인상파 화가들이 광적으로 선호했던 색 '바이올렛' 이야기 등
다채로운 색(Color)의 이야기가 담겨있어 흥미롭게 즐길 수 있었다.
다만, 해당 색(Color) 뿐만 아니라
관련 미술품 등 소개자료에 대한 정확한 영어 스펠링 누락과
관련 첨부 사진이 하나도 없는 것과 어색한 번역은 조금은 아쉬웠다.
이미 5쇄 이상 출판되었던데,
좀더 보완해서 유익한 도서로 독자에게 다가서길 바라며 글을 맺는다.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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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마다 다른 파장의 가시광선 스펙트럼을
흡수하거나 반사하므로 다른 색깔을 띤다.
토마토 껍질은 대부분의 단파장 및 중파장을 흡수한다.
파란색, 보라색, 녹색, 노란색, 오렌지색이 여기 속한다.
그리고 남은 빨간색이 우리의 눈을 거쳐 논에서 처리된다.
따라서 우리가 사물에서 보는 색은 정확히 말하자면 사물의 색이 아니다.
사물이 반사하는 스펙트럼의 영역이다.
p 013
우리는 색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색각 (色覺) - Colour 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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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색(混色) 에는 크게 나눠 가색과 감색의 두 종류가 존재한다.
가색의 경우 다른 빛의 파장이 한데 합쳐져 다른 색깔을 만들어내니,
최종 결과는 흰 빛이다.
뉴턴이 프리즘으로 이를 입증했다.
한편 물감이 섞이면 반대의 현상이 벌어진다.
각 안료가 존재하는 빛의 일부만을 눈으로 반사하므로,
여러 가지가 섞일수록 파장이 제외된다.
많이 섞으면 가시 스펙트럼의 극히 일부가 반사되므로
물감을 검정색이거나 그에 아주 가깝다고 인식한다.
한정된 범위의 불순한 안료만으로 작업하는 화가에게 이는 난관이었다.
예를 들어 옅은 자주색을 만들어내고 싶다면
최소한 세 가지 색 ㅡ 빨간색, 파란색, 흰색 ㅡ 의 물감을 섞어야 했지만
정확한 보라갯이라면 다른 색을 더 섞어야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색을 섞으면 섞을수록 결과는 점차 탁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녹색이나 오렌지색처럼 단순한 색에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따라서 웬만한 파장을 불가피하게 흡수할 혼색 안료를 쓰는 것보다
한 가지 안료를 쓰는 게 결과적으로 더 바람직했다.
그래서 선사시대부터 오늘날까지,
더 다양하고 밝은 색을 찾으려는 시도가 예술사의 기본을 이룬다.
p 017 ~ 019
빛의 이해
단순한 연산 - Simple arithme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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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면서 색의 오차 범위도 커졌다.
그림이나 유물 등의 기록된 근거가 있더라도
만들어졌을 때와 전혀 다른 빛 환경에서 보는 경우가 잦다.
또한 많은 염료와 물감이 최근의 발명품이므로 변색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색은 주관적인 문화의 창조물로 받아들여야 한다.
알려진 모든 색의 정확한 범세계적 정의를 확보하기란 이제 불가능하다.
p 027
색 매핑
옛 물감 차트 - Vintage paint ch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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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아방가르드 예술가는
놀랍도록 채도가 높은 빨간색 및 파란색을 얼마든지 쓸 수 있지만
세 번째 원색인 노란색의 사정은 달랐다.
노란색 없이는 균형 잡힌 구성을 이끌어내기 어렵거나,
인상주의자들이 극적인 효과를 위해 쓰는
보색의 대비를 충분히 강렬하게 자아내기 어렵다고 믿었다.
예전부터 쓰였던 색이 아니다 보니 반 고흐도 크롬 옐로에 굉장히 의존했다.
크롬옐로는 1762년 시베리아 안쪽의 베레소프 금광에서 발견된
진홍색의 수정에서 비롯되었다.
…
크롬 옐로는 1809년까지 화가의 팔레트에 자리잡았다.
화가와 미술 애호가들에게는 슬프게도,
크롬 옐로는 시간이 지나며 갈색으로 변하는 단점이 있다.
암스테르담에서 반 고흐의 그림을 수년간 연구한 학자들은
햇볕에 노출된 꽃잎의 크롬 옐로가 심각할 정도로 진하게 변색되었음을 밝혔다.
그래서 반 고흐의 해바라기는 실제 꽃이 그렇듯 시드는 것처럼 보인다.
p 080, 081
크롬 옐로
노랑 계열 - Yellow
▼ 고흐의 해바라기에 숨은 과학 - YTN Science &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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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엽, 녹색 위협이 유럽을 휩쓸고 지나갔다.
약쑥, 팔각, 회향, 야생 마조람 등의
식물 및 향신채를 짓이긴 뒤 알코올에 담갔다가 증류해 만든,
서양배 색에 쓴맛을 지닌 리큐르인 압생트 말이다.
압생트는 완전히 새로운 술은 아니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비슷한 레시피로 방충제나 소독제를 만들어 썼다.
현대판 압생트 역시 약으로도 쓰였다.
스위스에 거주했던 저명한 프랑스 의사 피에르 오흐디네흐는
프랑스 혁명 직후 고대의 레시피를 바탕으로 환자의 강장제를 조제했다.
20세기부터 판매도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주로 약으로 마셨다.
아프리카에 참전한 프랑스군은 말라리아 치료용으로 쓰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곧 맛에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다른 아페리티프,
즉 프랑스에서 저녁 식사 전에 지나칠 정도로 즐겨 마시던
소량의 식전주와 아주 달랐다.
정량을 달아 유리잔에 담은 뒤
얼음처럼 차가운 각설탕으로 걸러서 희석시켜 마셨다.
이 과정을 거치면 입생트의 색이 연하고 탁해진다.
1860년대부터 싼 곡물 알코올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곧 압생트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처음에는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오스카 와일드, 에드거 앨런 포처럼
방종한 보헤미안이나 예술가의 술이라 여겼지만 금세 인기가 퍼져나갔다.
1870년대까지 압생트는
한 잔에 와인보다 휠씬 싼 10상팁이었으며
아페리티프(소량의 식전주) 소비의 90 퍼센트를 차지했다.
19세기 후반 파리에서는
오후 5~6시 사이에 희미한 허브향을 맡을 수 있었으니,
이 시간대를 'l'heure verte(녹색의 시간)' 이라 일컬었다.
1875년에 0.04 리터였던 소비량도 1913년에는 0.6 리터로 치솟았다.
그리고 압생트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마시는 스위스는 물론,
인기가 막 치솟으려는 영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국은 압생트 탓에
사회가 병든다고 느꼈고, 도덕적인 공포가 신속히 뒤따랐다.
p 223, 224
압생트
초록 계열 - Gr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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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몇 세기 동안 미라는
딱히 문제없이 도굴되어 여러 용도로 쓰여왔다.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3천 년동안 일살적인 장례 절차로 삼았다.
내장을 들어낸 시신을 씻어 향신료를 비롯해
밀랍, 수지, 아스팔트, 톱밥 등을 섞은 복잡한 혼합물로 염했다.
특히 부유하고 유명한 이들의 미라는
금이나 노리개와 함께 안치되었으므로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었지만,
도굴꾼들은 다른 데 관심이 있었다.
바로 역청이었다.
역청은 페르시아어로 'mum' 또는 'mumiya' 라고 일컬었으니,
단어의 기원과 미라 처리한 시신의 색이 아주 짙다는 사실 덕분에
모든 미라에 함유된 물질이라는 믿음이 퍼져 있었다.
1세기에는 역청과 미라가 약으로 쓰였다.
미라 가루 또는 '머미아' 는
거의 만병통치약이라 여겨져서 몸에 바르거나 음료에 섞어 삼켰다.
대플리니우스는 미라 가루를 치약으로 권했으며
프랜시스 베이컨은 '지혈제', 로버트 보일은 타박상,
셰익스피어의 사위인 존 홀은 심한 간질의 치료제로 삼았다.
카트린 드메디시스와 미라와
대황가루가 담긴 작은 주머니를 언제나 지녔던
프랑스의 프랑수아 1세도 미라 가루의 효험을 철썩같이 믿었다.
미라의 교역 또한 활발한다.
터키 기업이라 불리던 수입 업체의 대리인인 존 샌더슨은 1586년,
미라 무덤 탐험을 다음과 같이 생생하게 묘사했다.
손에 밀랍 양초를 든 채로 줄을 타고 우물을 내려가서
다양한 생김새와 크기의 미라를 발견했다.
불쾌한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고,
나는 몸에서 온갖 부위를 떼어내어 약으로 변한 살을 확인한 뒤
머리, 손, 팔과 발을 가지고 돌아왔다.
샌더슨은 영국에
온전한 미라 1 구와 270 킬로그램의 마른 부위를 들여와
런던 약제상의 재고를 채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노예와 범죄자의 시신으로
황급히 대체품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많이 남아 있다.
…
약방에서 안료도 함께 취급했기에, 진한 갈색의 가루가
화가의 팔레트에 자리 잡은 것도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었다.
이집트 브라운이나 '카푸트 모르툼(Caput mortum, 망자의 머리)'
이라 불리던 미라는
물감, 특히 건성유(대두유, 피마자유 등 ㅡ 옮긴이) 및 호박색 바니시와 섞여서
12세기부터 20세기까지 쓰였다.
파리의 화구상은 미라 가게라 불렸지만 언어유희라고 할 수 없었다.
외젠 들라크루아도 1854년,
파리 시청사의 평화실에 벽화를 그릴 때 미라 가루를 썼다.
역시 프랑스인인 마르탱 드롤랭도,
영국의 초상화가 윌리엄 비치 경도 미라를 선호했다.
그림자와 피부색에 반투명한 광택제로 추천되었으므로,
미라의 어떤 부위에서
가장 곱고 풍성한 색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도 벌어졌다.
근육과 살은 기본이고, 이 '매력적인 염료' 의 최선을 끌어내기 위해
뼈와 붕대를 함께 갈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다.
p 259 ~ 261
머미 (미라)
갈색 계열 - B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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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2,600년경, 고대 이집트의 5대째 고관이었던 프타호텝은
은퇴를 생각하고 있었다.
은퇴 이유는 고령으로,
나이 많은 친척이 있는 이라면 누구라도 친숙할 이유였다.
'밤에 잠을 잘수가 없다.
시야는 흐려지고 귀는 먹어온다.
입은 스스로 다무니 말을 할 수가 없다.'
이렇게 사정을 몇 줄 늘어놓은 뒤
그는 아들에게 감동적인 충고를 남기기 시작한다.
'지식에 우쭐하지 마라.
하지만 현명한 이는 물론 무지한 이와도 토의하라.
예술에는 한계가 없다.
재능을 완전히 성취하는 예술가는 없다.'
그의 아들도 이후 고관에 취임했으니 좋은 충고였던 것 같다.
그는 완전히 읽을 수 있는 검정색 잉크로 파피루스에 기록을 남겼기에,
오늘날의 인류는
프타호텝과 그의 상처 및 고통은 물론 아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p 277
잉크
검정 계열 - 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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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 애드온2 |
컬러의 이름과 그 유래에 관련된 이야기인데 이런 책은 또 처음인 거 같아 관심 갖다가 구매했습니다. 근데 다른 분들이 지적하시는 거처럼 번역에는 문제가 있어요. 보면 어느 순간 이게 뭔 소리야, 뭐라는 거야 싶을 때가 있거든요. 시작은 이렇게 해놓고 결말은 읭? 스럽게 된다고 해야 할까. 좀 두서가 안 맞아요. 근데 번역 수정해서 개정판 나올게 아닌 이상은 그런거 감안하고 읽는 수밖에 없겠죠. 컬러의 다양한 이름과 그에 관련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한번 보셔도 괜찮을 거 같아요!
컬러의 말.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윌북.
윌북에서 이 책 서평단 이벤트를 신청받을 때,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다. 블로그에 쌓인 글이 거의 없던 시기라, 고민 끝에 이벤트 참가를 포기했다. 다만 책 자체에는 흥미가 있었기에 제목은 계속 기억해 두었다.
그러다 옆 부서 부장님이 이 책을 들고 계신 걸 발견했다. 회사 자료실에서 발견한 뒤 흥미가 생겨 읽고 계신다고. 책 내용 자체도 마음에 드신 듯하여, 부장님의 책 반납일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하여 지금 이 책과 드디어 만났습니다. 와아.
색에 대한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어떻게 색을 만드는지, 어떻게 이 색이 유래되었는지. 과거 사람들은 이 색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색에 대해 떠오르는 대로 저자가 써내려간 건 아닌가, 그런 기분이 들 정도다.
원하는 색을 얻어내기 위해 중독될 위험성조차 불사했던 사람들. 매우 값비싼 색이다 보니, 화가의 사용 양까지 제약했던 귀족들. 지금은 흔하지만 그때는 흔하지 않아 귀족만 사용할 수 있었던 고귀한 색들. 혹은 평민만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천하던 색. 색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색 종류 만큼이나 다채롭다.
색에 대해 진지하게 알고 싶다. 이런 기분이라면 이 책의 내용이 조금 가벼울지도 모르겠다. 다만 색에 흥미가 있어 색과 얽힌 다양한 내용을 알고 싶다. 이렇게 생각하면 분명 만족할 듯. 당신의 지식욕을 소소하게 채워주는 책이다.
책장을 해당하는 색으로 칠해 두었기 때문에 책을 들고 빠르게 책장을 넘기면 색이 계속 바뀌면서 화려하다는 인상을 준다. 그냥 보면 칙칙해 보이는 색들도, 다른 색과 어우러지면 나름의 매력을 찾는다.
임주연의 CIEL에 보면 미운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그 아이가 있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도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 모두가 소중하다. 이런 주제 의식을 내포하는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를 색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겉보기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어 보이는 색일지라도, 그 색이 사라져버린 세상은 분명 지금보다 더 칙칙하고 더 볼품없지 않으려나.
외국인이 쓴 책이다보니, 색 이름이 전부 영어인 건 아쉽다. 우리 말로 번역할 말이 마땅치않기 때문일수도 있긴 하겠지만. 이렇게 전부 영어 단어가 우리 단어를 대체하다보면, 언젠가는 이름만 한국어인 언어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스리슬쩍 들어 조금은 무섭다.
몰아 읽어도 상관없지만 내킬 때 알고 싶은 색의 내용만 추려 읽어도 괜찮을 책. 책과 함께하는 시간이, 이 책처럼 다채롭게 빛나면 좋지 않으려나. 반짝반짝.
색을 좋아한다. 특정한 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색 전체에 관심이 있는 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알게됐을 때 관심이 많이 생겼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젠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표지에 색이 나열되어있는 것도 이쁘고 색에 대해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기대가 매우 컸다.
그래서 그랬던걸까. 너무나 실망했고 너무나 재미가 없었다. 그래도 초반 부분은 좀 흥미를 가지고 읽어나갔는데 색의 유래나 역사를 설명하는 부분부터는 책장이 넘어가질 않았다. 우선 책이 무슨 말을 하는건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한 문장을 반복해서 읽어도 도대체가 무슨 말인지 이해가 어려웠다. 내가 이해를 못하는건지 말을 되도 않게 적어 놓은건지.. 그냥 말 그대로 이해가 안되니 책이 전체적으로 재미가 있을리가 없다. 이해가 안되는 책을 붙잡고 있을 이유도 없다. 이해 안되는 말을 붙잡고 있을만큼 나에게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다. 그래서 책 읽기를 포기하기로 했다. 좋아하는 색의 부분만 다시 시도해보고 책장에서 삭제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