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나는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맞춰 판단하고 있지는 않았나? 사실, '타인에게 관심이 많고 시선을 신경쓴다는 한국인'이라는 프레임 없이도 나는 남의 의견에 잘 흔들리는 성격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 생각을 확고하게 고집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미를 따지는 데에 있어서도 나는 아무래도 전통과 관습에 따르는 것 같다. 아무리 아닌 척 해도...
물론 관습에 따르는 것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에 따른 선입견을 가지고 미리 판단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읽으며 생각해보니, 내가 아름답다고 감탄했던 사람의 얼굴, 까페의 인테리어, 멋진 풍경들은 모두 미의 기준으로서, 관광지로서 또 취향으로서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오히려 뮤지컬 노래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흐르던 눈물, 매혹적이라고 생각했던 도서관의 고요함이 '내'가 사랑하는 아름다움이 아닐까.
나의 주관, 가치관, 신념을 세워 그에 따라 살아가는 내가 되었으면 한다. 이제 막 스물이 되어 아직은 여기저기 휩쓸리고 동기들과, 선배들과 함께하려고 애쓰지만 그러지 말고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기억하며 행동해야겠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그대로 쫒는 것은 내가 원하던 20대가 아니다. 때론 나보다 활달한 친구들, 잘 친해지고 잘 노는 그들을 보며 나와 다르지만 인정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조곤조곤 나와 성향이 맞는 친구들을 사귀어 함께하자.
지금까지 내가 생각하는 나의 성향은 차분하고 정적인 활동을 좋아하는, 하지만 그 속에서 활동적으로 놀 수 있는 사람이다. 항상 무슨 말을 하기 전에 혹은 행동을 하기 전에 뭘 하고 싶은지, 어떻게 살고 싶은 지 생각하면서 많은 고민과 함께 나의 청춘을 즐기자.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읽어서인지 책 중간에 인용된 테오필 고티에의 "다른 무엇을 위해 이용될 수 있는 것치고 진정으로 아름다운 것은 없다. 유용한 것은 모두 추하다. 그것은 결핍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라는 말이 매우 인상깊게 다가왔다.
일단 유용한 것이 추하다라는 생각이 독특했는데, 그 이유(결핍의 표현이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었기에 놀랍다. 하지만 반대로 유용하다는 것은 누군가 필요로 한다는 말이고 그것은 결국 그에게 아름다움 혹은 가치로 다가설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내가 누군가에게 가치로 다가갔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 가치가 '유용성'이 아닌 그 사람 내면의 '아름다움'에 포함되는 것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