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5년부터 쓰기 시작해 다음해 7차례에 걸쳐 「러시아 통보」지에 연재하며 완성한 『죄와 벌』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전 작품 중 최고의 백미이다. 그가 발표한 수많은 작품 중 끓어오르는 듯 소용돌이 치는 철학적 사상을 가장 예술적으로 구현한장편이다. 『죄와 벌』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문학적으로 더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멀고 먼 유형지에서 갖은 굴욕과 고독감을 맛본 도스토예프스키는 미성숙한 사상에 사로잡혀 살인을 범한 청년의 이야기를 소설 속에 담았다.
1859년 작가는 형에게 보낸 편지에서 『죄와 벌』은 '우수와 자기 분열의 괴로운 시기'에 감옥의 침상에서 뒹굴며 몰두했던 작품이라고 고백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시베리아에서의 생활은 청춘 시절 자기 사상의 붕괴를 경험해가는 고뇌에 찬 시기였다. 그는 라스콜리니코프라는 하나의 인간을 통해 우주를 그려낸다. 인간은 절대선도, 절대악도 아니다. 인간의 내면에서는 선과 악이 소용돌이치며 격렬한 투쟁을 벌인다. 이러한 형이상학적 문제를 도스토예프스키는 라스콜리니코프의 분신을 내세워 『죄와 벌』에서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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