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5
?? 마에카와 호마레 (지은이) / 이수은 (옮긴이)
?? 일본소설
?? 라곰
?? 348쪽
?? 독서 기간 3일
??? 확실히 인생엔 슬픔이나 고독을 마주하는 조용한 밤이 필요할지도 몰라. 그렇지만 말이야. 계속 그런 밤 속에 웅크리고 있으면 어느새 한 걸음을 내딛기가 힘들어져. P264
??? 살아있으면 되는거야. 살아가다 보면 너처럼 현재 막막한 사람도 언젠가 소중한 무언가를 만날 수 있을지 몰라 p264
??? 태양이 죽고 아침이 찾아오지 않아도 어두운 밤의 바닥에서 살아 가면 돼요 p285
?? 누군가의 죽음 뒤에는 그 죽음을 기억하고 정리해주는 사람이 있다. 특수청소 전문회사 대드모닝. 처음에 이책을 처음 읽을때 죽음이라는 단어가 무섭게 다가왔다.. 읽다 보니 죽음이라는 단어 뒤에는 죽은 사람의 흔적을, 그사람을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있다게 참 감사하며 죽음이 조금이나마 덜 무섭게 느껴졌다.. 나도 죽음이 다가 온다면 주위사람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내 뒷 자리는 웃으면서 기쁘게 정리 할 수 있는 그런 모습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살아 가는 것이 행복한가? 삶이 막막하고 하루하루를 겨우 버티는 사람들에게 어떤 위로와 희망이 필요할까. 죽음을 소재로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작가 마에카와 호마레의 『흔적을 지워드립니다』(라곰,2022)를 소개한다. 죽은 사람들의 집을 청소하는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다룬 소설이다.
삶의 목표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와타루가 할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오던 날, 우연히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의 대표 사사가와를 만나 우연히 함께 일을 시작하게 된다. 그저 단순한 청소라고 생각하고 시작을 하였는데 죽은 자가 떠나고 난 자리의 모습은 처참하다. 벌레와 악취가 난무하는 곳에서 와타루는 과연 버텨낼 수 있을까.
이 소설은 고립사, 자살, 교통사고, 동반자살 등의 여러 죽음을 다루며 그 현장을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하였다. 작가의 생생한 장면묘사로 독자로 하여금 소설 속으로 몰입하게 한다.
“대충깔린 이불엔 짙고 옅은 검은 얼룩이 사람의 형태로 남아 있었다. 손, 발, 머리의 형태를 뚜렷이 알아볼 수 있었다. 머리가 있었을 지점의 얼룩은 짙고, 발끝으로 갈수록 연한 커피색으로 변해갔다. ... 시간이 얼마나 흘러야 사람의 몸에서 이런 색이 배어 나오는걸까. 이 얼룩은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그림자 같았다.”(p.46)
작가는 등장인물을 통해 죽음의 현장 속에서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법을 알려준다.
죽음보다 더 속상한 것이 있을까? 작가는 타인의 죽음 앞에서 자신의 손해만 생각하는 사람들을 지적한다.
“나는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생돈을 쓰는 판인데! 왜 하필 그 방에서 죽어가지고... 갈 날이 임박했으면 노숙자라도 돼서 남들한테 폐 끼치지 않는 데서 죽어야지!”(p.47)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의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행복이 가득한가. 우울함이 가득한가. 작가는 우리에게 우리의 삶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히카루 씨에게 이 방은 어떤 공간이었을까. 친구나 연인이 모이는 즐거운 장소였을까, 아니면 자신의 내면으로 깊이 파고들게 되는 음울한 장소였을까. 이제 어느 쪽이든 알 길은 없다.”(p.103)
작가는 내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있다.
“귀를 기울이기만 해서는 들리지 않는 목소리가 있어. 그 목소리를 들으려면 마음을 열어야 해.(p.110)
“소중히 키워온 자식이 죽었는데 멀쩡한 엄마가 어디 있어?”
“그 애의 고통을 알아주지 못해서 사무치게 후회하는 엄마보고 웃으라는 거야?”(p.115)
“버리라고 했잖아! 대체 왜 그러는 거야! 그 신발을 집에 가져가면 정말인 거잖아. 그 애가 죽은 게 현실이 되잖아”(p.116)
“누군가가 아끼는 걸 나도 똑같이 소중하게 다루는 건, 의외로 어려운 일이야.”(p.120)
여기서 깜짝 퀴즈! 특수청소전문회사 이름이 왜 “데드모닝”일까? 등장인물의 가치관 변화에 따라 “데드”와 “모닝”이라는 모순적인 이름이 바뀌는데 어떤 이름으로 바뀌게 될까
이 소설은 보이지 않는 것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우리가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람들의 무관심과 냉정한 시선 속에서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흔적을 정갈한 마음으로 청소하는 독특한 설정이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 떠나간 자들의 마음을 읽어주고 그들의 흔적을 지워주며 그들을 기억한다. 상처로 얼룩진 세상에서 벗어나려 애쓴 사람들의 아픔을 알아주고 그들을 위로하는 마음이 더욱 다가온다. 이 책을 통해 나의 삶을 돌아보고 주변을 돌아보며 더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한다.
제목 :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저자 : 마에카와 호마래
출판사 : 라곰
출판년도 : 2022
책 <흔적을 지워드립니다>는 죽은 사람의 시신을 처리하는 용역회사 사장과 주인공 알바생이 죽은자의 가족과 나누는 슬픈 이야기와 시신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겪는 역겨움을 글로 잘 표현하고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내 인생의 남은 시간에 가족을 많이 사랑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가족 없이 홀로 죽는 것은 흔적을 지우는 특수청소업체 직원들을 힘들게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일은 없어야겠다. 책은 우리가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은유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살아있는 동안 내 가족을 더 많이 사랑해야 생을 마친 후에 살아있는 가족이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 것이라 생각한다.
책 내용 중 독자여러분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구절은
“인생의 마지막 식사치고는 너무 시시하다.
사람의 감정은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하다. 어려운 것이다.
돌아가신 충격으로 기억이 잘 나지 않을 뿐이다.
심장이 멎고 혈액순환이 정지되면, 한 시간에 약 0.8도씩 체온이 내려가고 이 후 시간이 경과하면서 다양한 효소들에 의해서 근육과 내장이 저절로 녹아서 분해된다. 그리고 ㅈ구은 세포에 박테리아 같은 게 증식하고 부패가 진행된다.
죽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아.
목을 맨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줄을 걸었을까? 체념, 억울함, 해방감 때문에. 죽는 것 말고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귀를 기울이기만 해서는 들리지 않는 목소리가 있어. 그 목소리를 들으려면 마음을 열어야 해.
소중히 키워온 자식이 죽었는데 멀쩡한 엄마가 어디 있어
그 애의 고통을 알아주지 못해서 사무치게 후회하는 엄마보고 웃으라는 거야
무엇보다 사랑하는 엄마에게 지금까지 키워주신 은혜를 갚아야겠다고 생각했어.
뇌의 전두엽은 인간의 감정을 관장하는 중요한 곳이라서 장애가 발생하면 기분이 들쑥날쑥해지거나 건망증이 심해지고 성격이 180도 변하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에는 가장 미워했던 인간한테 뒤처리를 부탁하게 됐다.
확실히 인생엔 슬픔이나 고독을 마주하는 조용한 밤이 필요하다.
아침은 죽은 게 아니다. 우리가 맞아주기를 계속 옆에서 기다리고 있다.
저분에게는 아직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방안에는 답할 수 없는 의문들이 가득 흘러넘친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슬픈 일이 아니다.”등이다.
특수용역청소란 이 땅에 존재한 누군가를 기억하고 그들의 소중한 흔적을 지우는 내면적인 작업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주인공은 여러 유형으로 생을 마감한 사람들을 마주하면서 죽은 후 그들이 어떤 것 때문에 죽게 되었는지를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소설 속의 주인공은 지금 이 순간 숨을 쉬고 있는 우리는 무엇을 먼저 해야 하고 어떤 모습으로 앞으로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네비게이션 역할을 하고 있다. 열심히 말고 제대로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책입니다.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인생방향을 재설정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랍니다. 일독을 강추합니다.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a_seong_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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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죽음과 관련된 책을 연이어 읽어서 잠시 이 주제는 접어두자 싶었는데 우연치 않게 이 소설을 만나게 되었다.
다행히 표지가 참 예쁘고 밝아서 분위기가 많이 무겁지는 않겠구나 싶기도 하고, 이러한 주제를 소설로 만나보는 건 극히 드물기에 왠지 궁금하기도 하다.
데드모닝이라는 특수청소 전문회사에서 죽은 자들의 공간을 청소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죽음의 현장과 그 곳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강하게 전달된다. 동시에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고 결국에는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의 따스함도 느껴진다.
소설이라고 조금 가볍게 생각했는데, 특수청소의 현장 묘사와 청소 방법이 생각외로 너무도 자세하고 리얼하게 묘사되어서 언뜻 소설이 아니라 이 직업에 대한 에세이를 읽는 착각마저 든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삶의 목표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던 20대 청년 와타루가 우연한 기회에 데드모닝 회사에서 알바를 하게 되면서 겪는 충격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간단한 알바라고 생각하고 도전했던 보통의 사람이라면 단 몇 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도망가버리지 않을까..시체에서 나오는 구역질나고 형용할 수 없는 악취, 시체에서 들끊는 구더기와 벽에 잔뜩 붙어있는 파리알들, 다다미방에 깊이 배어버린 피와 시체에서 나온 액체 성분들..글로 읽는 것만으로도 끔찍하기만 하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끔찍한 현장에서의 업무가 이야기의 중심이 아니다.
그렇게 누군가의 흔적을 지워나가는 과정에서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그 누군가를 애도하고, 죽은 이의 유품을 소중히 다루고, 마지막 하나까지 진정성 있게 대하는 데드모닝 직원들을 보면서, 이런 분들이 있어서 비록 외롭게, 고통스럽게 떠나간 이들도 마지막 길은 결코 외롭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죽음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는 분들 특히나, 특수청소 전문가 분들이 더더욱 존경스럽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새삼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도 일깨워주니, 삶이 지루하고 삶의 의욕을 상실한 분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정말로 사랑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시골에서 나고 자란 아사이 와타루는 지루하기만한 시골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도쿄로 왔으나 인생의 별다른 목표는 없고 그저 도시를 떠다니는 해파리 같은 삶을 지향하는 20대 청년이다. 아사이는 할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도쿄로 돌아와서 평소 가보고 싶던 집 근처 술집에 들리고 그 곳에서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의 사장인 사사가와를 만난다.
데드모닝은 고독사, 자살, 타살 등으로 사람이 죽은 현장을 청소하거나 유품을 정리하는 일을 하는 회사다.
이야기는 아사이가 사사가와의 데드모닝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여러 죽음의 현장을 청소하면서 전개된다. 그리고 소설이 끝나갈 무렵에서야 사사가와가 왜 죽음의 현장을 청소하는 일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회사이름은 왜 데드모닝이었는지 설명해준다. 사사가와는 딸 아이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밤의 바닥에서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독사라든가 토막살인사건 같은 뉴스가 떠올랐다. 고독사해서 보름이 넘어서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볼 때는 죽음조차 너무 조용해서 인생무상을 느끼기도 했고, 사람을 죽인 후 시신을 방에 두고 냄새가 덜 나도록 이런 저런 나름의 조치를 취하면서 몇 달을 한 집에서 태연하게 살았다는 뉴스를 보면서는 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살인과 사체유기의 관점에서 인간은 얼마나 지독해질 수 있고 악해질 수 있는건지 생각했었다.
한 번도 발견된 시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해서, 시체가 있던 그 공간을 어떻게 정리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보통 시체는 24시간에서 36시간 사이에 부패가 진행되기 시작하는데 부패진행되면 엄청난 파리가 날아와서 알을 낳기에 부패한 시체가 머문 곳엔 셀수 없이 많은 파리와 구더기가 존재하게 된다는 것, 부패가 진행되면 몸 속에서 발생한 가스로 인해 사람이 녹기 시작하고 체액이 빠져 나온다는 것, 목을 매달아 자살한 경우 전신 근육이 이완되기 때문에 대소변이 흘러 나오게 되고, 칼로 자해한 경우에는 바닥에 피웅덩이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 등등에 대해서 데드모닝 사장인 사사가와가 죽음의 현장에서 초보 아르바이트생 아사이에게 설명을 해주고, 아사이가 죽음의 현장에서 본 것들을 묘사하듯 설명하고 있다.
나도 모르게 자꾸만 상상을 하며 아사이 듣고 본 것들을 쫓아가다보니 속이 울렁거리는 것만 같고 더 이상 마주하고 싶지 않은 장면들은 나도 모르게 눈을 감게 된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읽은 글이 생각났다. 지구의 생태계가 순환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분해자라고 한다. 먹이사슬의 상위 포식자가 죽었을 때 그들을 분해해서 다시 땅으로 돌아가게 해서 생태계가 새로운 순환을 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죽은 후에도 결국 몸은 녹고, 파리는 꼬이고 구더기가 몸을 점령하면서 다시 인간을 흙으로 돌려보내는 작업이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자연의 법칙이고 생태계의 순환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하니 역겹게 느껴졌던 부패의 과정이 조금은 담담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건 그저 머릿속 생각들일 뿐이고, 문득 실질적인 고민이 생긴다. 지방에서 홀로 지내시는 아빠께서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나는 과연 부패의 과정에 접어들기 전에 그 사실을 알게 될까? 생각해보니 아빠와 전화통화를 많을 때는 일주일에 서너 번, 적을 때는 일주일에 한 번도 안할 때도 있다.
어쩌면 내가 특수청소 전문회사의 미래의 의뢰인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아빠의 인생을 고독사라는 타이틀로 마무리하게 될지도 모른다니 더럭 겁이 난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을까? 모든 죽음은 다 다르지만 그리고 청소를 해버리면 그 사람의 흔적은 모두 사라지지만 그 사람이 그 곳에 살았다는 것만은 변함이 없다는 것? 탄생의 시작 점과 죽음의 끝 점 사이를 잇는 선 그것이 인생이니 마지막 점에만 너무 포커스를 맞추지 말고 그 인생의 선을 더 가치있게 만들자는 것?
그런데 나에게는 아빠에게 더 자주 전화를 해야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조선시대 자녀들이 아침 저녁으로 부모님께 문안인사를 드린 것마냥 아침 저녁으로 굿모닝! 굿나읻! 전화를 해야겠다.
이 책은 일본 소설 특유의 냉소적인 느낌이 나지 않아서 좋았다. 그리고 전체적인 스토리를 방해하는 어설픈 로맨스나 성적인 이야기가 개입되지 않아서 더 좋았다.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작가의 힘이 좋아서 지루함없이 단숨에 다 읽어버릴 정도로 이야기도 재미가 있다.
작가는 간호사로 일하며 틈틈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그렇게 쓴 첫 소설이라고 작가소개에 나오는데, 첫 소설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마에카와 호마레 작가의 다음 소설도 기다려진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죽은 자의 집 청소》 저자 김완 강력 추천 소설!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20대의 와타루가 우연히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의 사사가와를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그저 청소일거라 가볍게 시작했지만 현장을 보고는 구토는 물론 자리를 뛰쳐 나가는 와타루. 우연히 시작했고 한 번하고 말 아르바이트였지만 사사가와의 제안에 다양한 죽음을 맞은 이들의 청소 현장들에 함께한다.
홀로 죽음을 맞이한 할아버지, 남편과 싸웠지만 화해하지 못한 채 보내야하는 아내, 한집에 함께 살았지만 서로를 외면했던 형제, 죽기 전 그들만의 소소한 마지막 파티를 하고 동반 자살을 한 모녀.. 충격적인 죽음의 현장을 마주하게 되는 와타루는 그들의 삶을 기억하고 그들이 남긴 흔적들을 지워가는 작업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사회와 관계가 두려워 도망치듯 살고 있던 20대 와타루,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일년 내내 검은색 양복을 입고 일하는 데드모닝 대표 사사가와, 와타루와 티격태격 케미를 보여주는 폐기물 처리업자 가에데.. 자신이 하는 일을 그저 쓰레기 처리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가에데'도 인상깊었다.
"나는 말이야, 이 일을 시작하고 한 번도 쓰레기를 운반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 누군가의 단 하나밖에 없는 삶의 단편을 운반한다고 생각하지. 아니면 너무 허무하잖아?" (p.246)
사사가와가 자신의 슬픔을 그대로 만든 데드모닝. 아침까지 죽이고 만드는 슬픔의 장소. 이유를 알게 된다면 사사가와를 이해할 수 있을 그의 이야기. 그리고 와타루와 가에데의 이야기.. 정말 단숨에 읽어버린 따뜻한 이야기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 책 속 문장 Pick
"결국은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진짜 속마음은 평생 모르는 거야. 상대방은 내가 아니니까. 마음속까지 이해할 수는 없어. 머릿속도 들여다볼 수 없지. 그러니까 우리는 마음이 서로 엇갈리고, 때때로 슬픈 결말을 맞는 거야. 난 항상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오늘 같은 일이 있어도 이상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우리는 원래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안타까운 존재니까." p.182
"확실히 인생엔 슬픔이나 고독을 마주하는 조용한 밤이 필요할지도 몰라. 그렇지만 말이야. 계속 그런 밤 속에 웅크리고 있으면, 어느새 한 걸음을 내딛기가 힘들어져." (…)
"아침은 죽은 게 아니야. 우리가 맞아주기를 계속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 거지." p.193
"저는 특수청소를 하면 누군가가 남긴 흔적을 완벽하게 지울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니네요."
"이 방에서 살았던 모녀가 남긴 흔적은 사라졌어."
열린 창문을 통해 살며시 바람이 들어왔다. 아무것도 없는 방안에서는 그런 느낌이 피부에 직접 와 닿는다.
"남은 흔적은 지울 수 있죠. 하지만 누군가 살았던 나날은 지울 수 없어요." p.332
"어째서 똑같은 죽음은 없을까?" (…)
"똑같은 방식으로 살 수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모든 인생에는 각자의 고뇌가 있고, 고독이 있고, 슬픔이 있고, 또 행복이 있으니까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결국 죽음은 그냥 '점'인 거야. 반대로 이 세상에 탄생한 순간도 그냥 '점'인 거지. 중요한 건 그 '점'과 '점'을 묶은 '선'이야. 즉 살아 있는 순간을 하나하나 거듭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야. 하지만 나는 요코의 죽음에 뭔가 의미를 찾고 싶어서 그 작은 '점'을 계속 혼자 바라보고 있었어." p.337
모든 문장들이 와닿았다. 모든 사연들이 뭉클했다. 누군가의 흔적을 지우고, 존재를 기억하는 일. 분명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을 살아가는 의미, 내일 또한 살아가야하는 의미, 곁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감동적이고 진하고 깊은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
와타루와 비슷한 처지라면 읽어보면 정말 좋을 것 같은 책. 자신의 슬픔을 쌓아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인간과 삶의 따뜻한 이야기가 듣고 싶다면 이 책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 읽어보기를 추천!!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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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