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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투의 유혹

일본어가 우리말을 잡아먹었다고?

오경순 | 이학사 | 2019년 5월 30일 리뷰 총점 5.3 (3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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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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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한국어 속의 일본어, 번역투의 홍수에서 탈출하기

번역투란 문맥과 독자층을 고려하지 않고 판에 박은듯한 용어를 사용해 조건반사적으로 번역한 것을 말하는데, 이러한 번역투는 문장의 가독성을 떨어뜨리며 더 나아가 오역으로 이어지기 쉽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는 일본식 용어나 구문, 일본식 조어, 일본식 한자어를 그대로 직역해놓은 듯한 일본어 번역투가 우리의 언어생활 전반에 고루 침투되어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번역투의 만연화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번역투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번역투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번역투는 번역자가 원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거나 혹은 우리말 구사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나게 된다. 이 책에서는 우리 번역문과 일상언어에서 나타나는 일본어 번역투를 크게 '어휘'와 '표현'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있다. 19세기 말 이후 일본어에서 유입되어 1910년대 이후 소설, 수필 등에서 널리 쓰이기 시작한 일본식 조어 '~的', 음역 차용어, 일본어 격조사 'の'의 문제, 동사 중심 한국어 명사 중심 일본어, 이중부정 꼬리 다듬기 등 한국어에 있는 일본어 표현에 대해 이야기한다.

『번역투의 유혹』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쓰는 일본어 번역투의 실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그에 따른 예와 대안 번역도 함께 제시한다는 점에서 번역투 문제 해결을 위한 실용적 연구의 첫 시도라 할 수 있다. 원문의 언어 효과와 감동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좋은 번역을 위해서는, 그리고 무엇보다도 평소에 우리말을 정확하게 쓰고 올바르게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번역투와 가독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목차

머리말
서론: 번역은 문화의 힘
1장 번역투와 가독성
1. 번역투란
1) 번역투의 개념
2) 번역투의 기능
2. 가독성
2장 알쏭달쏭 가짜 동족어
1. 헛갈리는 한일 한자어
2. 모여라 가짜 동족어
1) 일한 번역문의 가짜 동족어
2) 한일 번역문의 가짜 동족어
3장 번역투의 유혹
1. 어휘의 유혹
1) 없어도 그만인 '~적的'
2) '망년회' 가지 말고 '송년회' 갑시다(일본식 한자어)
3) 일본 말을 찾아라(음역 차용어)
4) 내 이름을 불러줘 대명사
5) 더부살이가 좋은 조사
6) 줄여 쓰면 좋은 말(일본식 후치사)
7) 적당히'들' 씁시다(복수 표지 '들')
2. 표현의 유혹
1) 결혼하고 있습니까?('~고 있다' 표현)
2) 소심한 피동문
3) 사역문 길들이기
4) 동사 중심 한국어 명사 중심 일본어
5) 이중부정 꼬리 다듬기
6) 접속사 군살 빼기
7) 그 밖의 표현
4장 어문규범
1. 인용 부호
2. '오뎅' 아니고요 '오덴' 맞습니다(표기법)
5장 일한 번역 연습
참고 문헌

저자 소개 (1명)

저 : 오경순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일본 무사시대학교 객원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일본어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우수추천도서에 선정된 『번역투의 유혹』과 『한국인도 모르는 한국어』(공저)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좋은 사람이길 포기하면 편안해지지』 『위험한 도덕주의자』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 『마흔 이후 나의 가치를 발견하다』 『세상의 그늘에서 행복을 보다』 등이 있다. http://transtyle.tistory.com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일본 무사시대학교 객원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일본어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우수추천도서에 선정된 『번역투의 유혹』과 『한국인도 모르는 한국어』(공저)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좋은 사람이길 포기하면 편안해지지』 『위험한 도덕주의자』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 『마흔 이후 나의 가치를 발견하다』 『세상의 그늘에서 행복을 보다』 등이 있다.

http://transtyle.tistory.com

출판사 리뷰

일본어 잔재가 짙은 일본어투 용어나 일본식 한자어는 쉬운 우리말과 우리식 한자어로 쓰고, 어색하고 생경한 번역투 표현은 되도록 자연스럽고 편안한 말로 써야 전달도 잘 되고 이해도 빠르며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글이 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번역투를 접하다 보면 언어의 속성상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우리말이 한자어 및 번역투에 밀려 점점 사라지게 되고 번역투가 습관적으로 고착화될 위험성 또한 크다. 따라서 우리는 번역투 문제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쓰는 일본어 번역투의 실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그에 따른 예와 대안 번역도 함께 제시한다는 점에서 번역투 문제 해결을 위한 실용적 연구의 첫 시도라 할 수 있다. 원문의 언어 효과와 감동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좋은 번역을 위해서는, 그리고 무엇보다도 평소에 우리말을 정확하게 쓰고 올바르게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번역투와 가독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일본어 번역가 및 편집자뿐만 아니라 올바른 우리말 혹은 좋은 글쓰기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번역투 짚어보기
번역투는 번역자가 원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거나 혹은 우리말 구사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나게 된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우리말 번역을 위해서는 우리말 표현 능력이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 번역자는 번역투의 문제를 사전에 충분히 인식하고 이를 가급적 줄여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 번역문과 일상언어에서 나타나는 일본어 번역투를 크게 '어휘'와 '표현'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있는데, 주요한 것을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 없어도 그만인 '~적(的)'
일본식 조어 '~的'은 19세기 말 이후 일본어에서 유입되어 1910년대 이후 소설, 수필 등에서 널리 쓰이기 시작하면서 한국어에 정착·일반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요즘은 '~적(的)'이 붙지 않은 글과 말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적'이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어, '몸적으로, 마음적으로'라든지 '생활적으로' 같은 어색하기 이를 데 없는 잘못된 표현까지 나타나는 실정이다. 우리는 '~적'이 붙은 말을 일본보다 약 3배 정도 더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오늘 당장 '~적'을 떼어내버릴 수는 없겠지만 점차 줄여 쓰면서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로 바꿔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적'을 없애는 방법으로는 '~적'을 아예 빼어버리거나, '~적' 대신 '의'나 '에서'와 같은 조사를 쓰거나, '~다운', '~스러운', '~같은' 등으로 풀어주거나, '~답게', '~스럽게', '~같이 등으로 바꾸고 뒤에 오는 명사를 동사로 바꿔주는 것 등이 있다. 예를 들어 '학술적 가치'는 '학술 가치'로, '폐쇄적 사회'는 '닫힌 사회'로, '구체적 설명'은 '자세한 설명' 등으로 바꿀 수 있다. 이처럼 '~적'을 빼버리거나 같은 뜻의 쉬운 표현으로 바꿔주면 훨씬 간결하고 쉽게 읽힌다.

- 빠꾸와 오라이(음역 차용어)
외래어는 외국에서 직접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가 쓰는 외래어 중에는 일본을 통해서 들어오거나 우리 스스로 외국어를 토대로 해서 만든 단어가 많다. 골인(reach the goal), 백미러(rear-view mirror), 밀크커피(coffee and milk), 탤런트(TV personality, starlet), 오토바이(auto-bicycle), 공구리(concrete), 아파트(apartment house), 빠꾸(back), 오라이(all right) 등은 영어에서 유래했으나 영어에서는 쓰지 않는 말들로, 우리가 일본식 발음 그대로 차용하여 쓰고 있는 일본식 변조 영어의 대표적인 예이다. 아무런 검토나 비판 없이 일본식 변조 영어를 그대로 들여와 쓰는 일은 지양해야 하고 뜻이 분명하고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을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

- '만남의 광장'은 '만나는 광장'(격조사 'の')
일본어 격조사 'の'는 한 문장 안에 아무리 여러 번 나와도 부자연스러운 표현이 아니나, 'の'의 번역어인 우리말 관형격조사 '의'는 한 문장에 여러 번 나오면 부자연스러운 표현이 되고 만다. 그러므로 일한 번역 시 'の'는 아예 생략하거나 '~의' 외에도 '~이', '~의 것', '~인', '~하는' 등으로 우리말 어법에 맞게 적절히 바꿔주어야 한다. 가령 '우리의 나라'보다는 '우리나라'가 자연스럽고 '우리의 선생님'보다는 '우리 선생님'이 자연스러운 표현이다.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는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이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로 바꾸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 동사 중심 한국어 명사 중심 일본어
한국어와 일본어를 언어 유형과 언어 구조 면에서 비교하면 한국어는 동작 중심형, 동사 지향 구조의 언어이고 일본어는 피동작 중심형, 명사 지향 구조의 언어이다. 한자로 좵 명사구 중심의 문장은 딱딱하고 무거운 인상을 준다. 일반적으로 명사 표현 문체의 특성은 정적이고 추상적이며, 동사 표현은 동적이고 구체적이다. 동사화할 수 있는 명사구를 동사구로 바꾸어 쓰면, 자연스럽고 우리말다운 편안한 말이 된다. 가령 "이러한 삶에 대한 심오한 인식"은 "이와 같이 삶을 깊이 인식하는 것은"으로, "일의 중대함"은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로 바꿔 쓰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 이중부정 꼬리 다듬기
이중부정 표현은 일본어 표현 구조의 큰 특징 중 하나이다. 일본어의 이중부정 표현은 강조의 뉘앙스가 있기는 하나 결국 긍정을 나타내며 일본어에는 우리말처럼 긍정을 강조할 표현 수단이 달리 없는 까닭에 이중부정 표현을 쓴다. 예를 들어 "난 지금쯤 바로 저 버스에 타고 있어야 한다."를 일본어로 바꾸면 "私は今ごろちょうどあのバスに?っていなければならないのだ。(난 지금쯤 바로 저 버스에 타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가 일반적이며 자연스러운 문장이라 할 수 있다. 일본어 이중부정 표현 '~なければならな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해야 한다'로 번역하는 편이 더 간결하고 우리말 어법에도 맞다. 예를 들어 "사실대로 털어놓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사실대로 털어놓아야 한다."로 바꿔 쓰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번역의 진화를 꿈꾸며
요코이 다다오는 번역투를 "번역자의 특이한 말투"라 정의했는데, "그와 같은 번역은 '악역(惡?)'이긴 하나 '오역(誤?)'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악역'과 '오역'의 관계는 교통사고에서 대물 사고와 인사 사고의 관계와 마찬가지여서 '악역'이 수차례 반복되다 보면 반드시 한 번은 '오역'이 생기기 마련"이다.
번역투 문제를 인식하는 것은 올바른 번역을 위한 첫 단계이다. 현재 우리나라 출판 시장에서 일본어 번역서의 양은 압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데(2008년을 기준으로 총 신간 도서 가운데 번역서는 31%를 차지했고, 그중에서도 일본어 텍스트가 34%로 가장 많다), 번역의 질은 그 양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의 문제를 고려할 때 번역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번역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번역학 논문이나 번역 연구서, 번역 지침서 등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번역투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춘 이 책은 독자의 요구와 기대에 걸맞은 질 좋은 번역 결과물을 생산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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